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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59)국립현대미술관에 바라는 전시

우제길

독자투고(56)

우제길 / 서양화가, 우제길미술관장


 

지난 6월 국립과천현대미술관에서 원로 하종현 화백의 초대전 오픈 행사에 참석을 했었다. 한국실험미술과 추상회화의 산 증인 하종현화백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장을 역임하셨고 이전에는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직도 맡으셨으니 오픈 당일 많은 미술 관계자들과 축하객들로 붐볐다. 지방(광주)에서 활동하고 있는 내 경우도 특별히 시간을 마련하여 전시장을 찾았다. 덕분에 좋은 전시도 보고 오랜만에 만날 수 없었던 지인들도 만날 수가 있었다.
 

하지만 필자처럼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국립현대미술관에 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. 크게 마음먹지 않고서는 미술관의 방문은 연중행사가 될 수 밖에 없다. 행사 후 귀향길에서 ‘이제 국립현대미술관을 또 언제 오게 될지’ 반문하면서, 우리들의 미술관이 왠지 멀고도 먼 곳이란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. 공간의 거리감을 줄일 수 있는 ‘특단의 대책’이 필요하지 않을까?

 
일예로 2008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‘한국추상미술 50년전’(1958-2008년)이 개최되었다. 초대받은 나도 내 생애 대표작을 출품하였고 오픈 당일에 개막식에도 참석했었다. 물론 참여 작가와 수많은 축하객들로 전시장은 화려한 기분으로 들떠 있었다. 전시를 통해 나도 그 순간엔 작품과 작가로서 충분히 행복할 수가 있었다. 44명의 초대작가들 모두의 자기만의 독특한 조형적 모습들을 갖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로서의 자부심 또한 컸었다. 지금까지 끝없는 시련과 실험 속에서 올곧게 쌓아온 나와 예술과의 동행들이 오늘의 금자탑이랄 수 있는 것은 바로 작품들이었다. 한국현대미술의 참다운 기수들이며 한국현대미술사에 길이 빛날, 무엇보다도 소중한 작품들과의 대화 순간이기도 하였다. 이만한 전시라면 거리를 묻는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질 것이다.

 
‘한국추상미술 50년전’은 44명의 각기 다른 작업들로 초기 한국현대미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주는 뜻깊은 전시였다. 전시를 통해 한국현대미술의 주역들을 볼 수 있었고 그런 점에서 이 전시는 교육적인 성격을 띤 전시이기도 했다.

 
미술관의 소임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? 촉망받는 작가들도 중요하겠지만 일차적으로는 우리 미술에 기여를 할 분들을 기리고 그들 작품의 미적가치를 널리 알리는 곳이어야 할 것이다. 그렇게 하기 위해 ‘소장’도 중요하고 ‘전시’도 중요한 것이다. 그런데 소위 한국현대미술의 1세대 작가들중에서 좋은 작업을 한 작가들중에는 이미 우리들의 곁을 떠난 분도 있고 건재한 분도 있으시나 기력이 예전 같지 않다. 빠른 세월의 흐름속에 이분들과 그 작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작품마저도 우리의 기억속에 잊혀져 가는 것같아 아쉽기만 하다.

 
불멸할 것같았던 현대회화는 이제 새로운 미술에 그 자리를 내어주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. 미술관에서의 전시도 미디어아트, 사진, 영상 위주의 전시들이 이뤄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. 여러 요인들 중에서도 시대의 변화를 무시할 수 없이 새로운 모습과 형태를 강렬하게 그리고 너무 빠른 속도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겠다.
 

바라건대 이런 즈음에 한국현대미술에 대하여 전체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는 전시를 마련하여 감상자에게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. 우리나라 현대미술이 어떤 과정을 밟아 현재에 이르렀는지, 그 주인공들은 누구인지, 그리고 이를 통해 미래의 전망을 획득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. 우리나라에 하나뿐인 국립현대미술관이기에 더욱 알차고 값진 기획전이 이뤄지기를 기대는 거는 사람은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. 거리 탓 하지 않고 국립현대미술관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생겼으면 좋겠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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